2022-09-06
장갑차로 포항시민 27명 구했다…“멋져요!” 칭찬 쇄도
해병대 1사단, 상륙장갑차 KAAV 2대·고무보트 17대 동원 인명구조 작전
물폭탄 내린 포항서 오전 6시부터 종횡무진
허리춤까지 차오른 도로서 시민 장갑차 대피
옥상 등에 고립된 주민 구조…공군 헬기 지원
해병, 포스코 화재 현장에 소방인력도 이송
“신속기동부대 유사시 어디서든 임무 수행”
▲ 상륙돌격장갑차(KAAV)에 오른 해병대 1사단 장병과 지역 소방대원이 6일 경북 포항시 포스코 화재발생 지점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2.9.6 해병대사령부 제공
‘귀신 잡는’ 해병대가 태풍 인명피해도 잡았다. 태풍 ‘힌남노’의 직격탄을 맞아 폭우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를 타고 침수된 포항지역 수재민 27명을 구조하는 큰일을 해냈다. 온라인에서는 “정말 감사하다” “해병대 최고” “진심으로 멋지다” 등 칭찬 세례가 쏟아졌다. 자연재해 위기 속에 그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귀신 잡는 해병대, 태풍 피해도 잡아
해병대는 6일 인명구조탐색작전을 펼쳐 오후 4시 현재 수해지역에 주민 27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해병대 1사단은 이날 오전 6시쯤부터 KAAV 2대와 고무보트(IBS) 17대를 투입해 침수 피해가 심각한 포항시 청림동 일대에서 인명구조 작전을 벌였다.
수해로 옥상 등에 피신한 주민 등을 IBS에 태워 안전한 곳으로 이송했고, 도로 침수로 소방대원들의 진입이 어려운 곳에는 KAAV가 종횡무진 활약했다.
해병대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구조 영상을 보면 물이 허리춤까지 차오른 도로에서 대원들이 민간인을 KAAV에 태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태풍 힌남노로 많은 비가 내린 6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청림동 일대에서 해병대 1사단이 소방관을 태운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 2대를 출동시켜 고립이 예상되는 주민을 구조하기 위해 수색하고 있다. 2022.09.06 해병대1사단 제공
수해로 포스코 화재 원점 진입 힘들자
해병, 소방대원 장갑차 태워 신속 이송
이 과정에서 수해로 포스코 화재 원점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소방대원을 KAAV에 태워 이송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7시 17분쯤 포항제철소 내 스테인리스스틸(STS) 2제강, 2열연공장에서 불이 났다. 2열연공장 메인 전기실에서 화재가 나 전기실 1개동이 모두 타는 피해가 발생했다.
포항제철소 자체소방대가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 호우로 소방대원 4명이 고립됐다. 이에 해병대는 KAAV를 투입해 수해로 이동이 불가능해진 입구를 뚫고 이동했다.
KAAV는 물이 들어차 접근조차 어려운 지역의 화재진압을 돕기 위해 소방대원을 태우고 흙탕물을 가르며 전진했다. 이후 불길이 크게 번지자 소방차량이 더 투입돼 화재 진압에 나섰다.
수해 현장에 KAAV가 동원된 장면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여 년 전 일산·김포지역의 수해 때 KAAV가 동원되기도 했지만, 이는 공개되지 않았고 해병대원들 사이에서 구전으로 전해지고 있다.
▲ 태풍 힌남노로 많은 비가 내린 6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청림동 일대에서 해병대 1사단이 소방관을 태운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 2대를 출동시켜 고립이 예상되는 주민을 구조하기 위해 수색하고 있다. 2022.09.06 해병대1사단 제공
해병대, 포항 지역 피해복구도 지원
공군 탐색구조헬기 합동 전력 지원
한화디펜스가 생산하는 KAAV는 4∼5명이 탑승할 수 있다. 한국 해병대의 핵심상륙전력으로 운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해병 1사단은 병력 1300여명, 차량 59대, IBS 11대, 양수기 6개 등 병력과 장비를 포항시 동해면, 대송면, 오천읍, 청림동 일대에 투입해 토사 제거, 배수 작업 등 피해복구작전도 펼쳤다.
해병대는 공군 탐색구조헬기 등 합동 전력을 지원받아 포항 지역 피해복구를 계속 지원할 계획이다.
태풍 피해복구 하는 해병대원들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권을 받은 6일 오후 포항 구룡포시장에서 해병대 장병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2022.9.6 연합뉴스클릭하시면 원본 보기가 가능합니다.
▲ 태풍 피해복구 하는 해병대원들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권을 받은 6일 오후 포항 구룡포시장에서 해병대 장병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2022.9.6 연합뉴스
1사단 2중대장인 윤주 대위는 “해병대 1사단은 태풍피해 발생 직후 즉각 현장으로 투입돼 포항시 전역에서 토사 제거, 배수작업 등 피해복구작전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포항 주민들이 안전하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포항에는 이날 시간당 100㎜ 안팎의 폭우가 내리면서 도심 곳곳이 물에 잠겼다.
해병대사령부는 “신속 기동부대가 출동 대기 태세를 완비한 가운데 유사시 어디서든 민간 피해복구 작전을 펼쳐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살 가르는 장갑차 폭우로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침수되고 화재까지 발생하자 해병대 장갑차가 소방대원을 싣고 공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 물살 가르는 장갑차
폭우로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침수되고 화재까지 발생하자 해병대 장갑차가 소방대원을 싣고 공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캡처
태풍 피해복구 하는 해병대원들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권을 받은 6일 오후 포항 구룡포시장에서 해병대 장병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 태풍 피해복구 하는 해병대원들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권을 받은 6일 오후 포항 구룡포시장에서 해병대 장병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2022.9.6 연합뉴스
“해병, 자랑스러워” “포상 휴가 크게 줘야”
“국민 지키는 모습 가슴 울컥” 칭찬 봇물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해병대 1사단의 기민하고 시의적절한 인명구조 활동에 찬사를 보냈다.
네티즌들은 “진짜 멋있다. 자랑스럽다”, “나라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모습에 가슴이 울컥한다”, “해병대가 원하는대로 다 해줘라”, “해병 최고 정예부대”, “날씨와 전쟁 중인 해병, 역시 무적이다”, “당연한 일 아니다. 포상 휴가 팍팍 줘야 한다”, “가슴이 뭉클하다”, “믿을 수 있는 건 우리 국군뿐이다” 등 칭찬글이 쇄도했다.
해병대의 첨단 장갑차를 활용한 신속한 인명 구조에 대한 전폭적인 장비 지원 목소리도 잇따랐다.
일부 네티즌들은 “대단하다, 소방용·구조용으로도 만들자”, “국가비상재난시 신속하게 출동해 구조·구난 할 수 있게 첨단장비·전문인력 양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올렸다.
태풍 피해복구 하는 해병대원들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권을 받은 6일 오후 포항 구룡포시장에서 해병대 장병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2022.9.6 연합뉴스클릭하시면 원본 보기가 가능합니다.
▲ 태풍 피해복구 하는 해병대원들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권을 받은 6일 오후 포항 구룡포시장에서 해병대 장병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2022.9.6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2023-04-28
'방첩사 사칭' 해병대 무단 침입 민간인…우엉차 대접한 사단장(종합)
송고시간2023-08-03 14:47
경북경찰청, 군사기지·시설 보호법 위반 등 혐의 불구속 송치
해병1사단, 장병 4명 징계…'면담 장본인' 사단장은 상급부대 징계 없어
해병대 제1사단 전경
(포항=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지난달 21일 해병대 제1사단 전경. 2023.8.3 psjpsj@yna.co.kr
(안동·서울=연합뉴스) 김선형 박수윤 기자 = 해병대 영내를 무단 침입한 것은 물론 사단장으로부터 차 대접까지 받은 민간인이 불구속 송치됐다.
경북경찰청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 혐의로 A씨를 지난달 19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4월 28일 오후 4시 20분께 해병대 1사단에 무단 침입해 2시간 30분 넘게 머물며 군 관계자들에게 자신을 국군 방첩사령부 소속이라고 사칭한 혐의를 받는다.
민간 경비업체 대표로 알려진 그는 군 관계자처럼 보이는 경광등을 설치한 차를 탔고, 해병대는 그를 군 관계자로 오인해 제대로 신원을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임성근 해병 1사단장과 10여분간 단독으로 만나 우엉차를 마시며 면담하기도 했다.
임 사단장은 면담 내내 그가 군과 무관한 민간인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해병대 쪽에서 A씨를 군 관계자로 오인하기 충분해 보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와 관련해 해병대 측의 별도 고의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해병대 1사단은 A씨를 영내에 들이는 데 관여한 장병 4명을 징계했으나, 임 사단장은 상급기관인 국방부나 해군본부로부터 어떤 징계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 장성급 인사의 징계 권한은 해군참모총장에게 있다.
신분 속인 민간인에 뚫린 군부대 보안
포항 해병대 1사단, 신원 확인 허술
신분을 속인 민간인에 군부대 보안이 허술하게 뚫렸다.
한 민간인이 신분을 속인 채 군부대 정문을 통과한 것으로 모자라 사단장을 만나게 해달라고 한 뒤 커피까지 얻어 마신 일에 대해 JTBC뉴스가 지난 9일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민간인 한모씨는 자신을 국군방첩사령부 요원이라고 속이고 포항에 있는 해병대 1사단을 찾았다. 부대 위병소 군사경찰은 제대로 신원 확인을 하지 않고 한 씨 말만 듣고 통과시켰다.
급기야 한 씨는 이날 사단장을 만나 커피까지 마셨다. 이와 관련해 해병대 측은 "사단장은 한 씨가 정상적으로 부대에 들어온 손님이라 판단해 접견을 허락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해병대 측은 영내에서 돌아다니는 한 씨를 수상히 여겨 뒤늦게 체포했다고 밝혔으나, 알고 보니 사단장 접견 후 부대를 빠져나가려 할 때 붙잡힌 것으로 확인됐다. 한 씨는 해병대 부사관 출신으로 사설 보안업체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해병대 측은 "한 씨의 대공 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았다"라며 "군과 민간 경찰에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군부대 보안에 구멍이 뚫린 것도 모자라 이 사실을 축소하려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